‘부지점장’ 대신 사과한 북서울농협, “장례식장 깽판친 그 학부모는?”…충격 음성파일 공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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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故이영승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악성 민원을 제기했던 '페트병 사건' 가해 학부모의 직장이 공개돼 파장이 인 가운데, 근무처로 지목된 북서울농협 측이 사과에 나서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직원 교육에 최선 다하겠다

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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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22일 북서울농협은 홈페이지에 이번 사건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해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과문에서 북서울농협 측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비통하게 돌아가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이어 농협 측은 "북서울농협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라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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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울농협 측은 "향후, 당사는 본 사항에 대해 절차에 의거 엄중하게 처리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임직원들이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직원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북서울농협 측은 끝으로 "다시 한번 고인의 가족, 동료 선생님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왼) 온라인 커뮤니티 / (오) 농협 홈페이지
(왼) 온라인 커뮤니티 / (오) 농협 홈페이지

농협 측은 이날 "북서울농협의 부지점장인 학부모 연모 씨가 지난 2023년 9월 19일 자로 대기발령 및 직권정지 조치됐다"라고 알렸습니다.

현재 해당 사안을 조사 중인 농협은 수사 결과에 따라 감봉 조치 등 추후 징계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 한 관계자는 "경찰 조사가 끝나고 결과 나오면 내규를 통해 감봉이나 퇴직 등 추가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이영승 교사에게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 자녀로 추정되는 인물 사진, 직장 정보 등 신상 폭로글이 연달아 게재되면서 연 씨가 북서울농협 도봉역지점에 부지점장으로 근무하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농협의 홈페이지에는 해고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쇄도했고, 결국 이 지역 농협은 게시판을 폐쇄했습니다.

 

선생님, 연락 주세요~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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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승 교사의 극단 선택 관련 가해 학부모로 지목된 연 씨는 이 교사가 처음 부임했던 2016년, 6학년 아들이 수업 시간에 커터칼로 페트병을 자르던 중 손을 다쳐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 차례 치료비를 보상받았습니다.

연 씨의 아들은 이듬해 졸업, 이영승 교사는 휴직하고 군대에 입대했지만 아들의 치료와 관련해 이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만남을 요청한 연 씨는 복직 후에도 연락을 이어갔습니다.

군 복무 중에도 합의를 종용받은 이영승 교사는 2018년 수차례 휴가를 나와 연 씨와 만남을 가졌고 당시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역 이후 이 교사의 통장에는 연 씨의 계좌로 송금한 기록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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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2019년 4월 월급이 들어온 당일 학부모에게 50만 원을 이체한 고인은 같은 해 11월까지 8개월간 매달 월급날마다 동일하게 50만 원씩, 총 400만 원을 입금했습니다.

연 씨 측은 3년이 지난 2019년 12월 31일에도 "2차 수술을 할 예정이다. 시간 되시면 전화 부탁드린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며 이 같은 치료비 요구는 이영승 교사가 숨진 2021년까지 이어졌습니다.

다만 페트병에 손을 다친 연 씨의 아들 왼손에 생긴 흉터 길이는 약 8cm 정도로, 흉터 1cm를 없애는 데에는 통상 10만 원대 초반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목소리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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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승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행위 사실을 확인한 경기도교육청은 학부모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의정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 고인을 상대로 악성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는 연 씨 외에도 2명 더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21년 학부모 A씨는 자신의 자녀가 3월부터 12월까지 장기 결석을 했음에도 정상 출석 처리를 요구, 이 과정에서 이영승 교사와 394건에 이르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이 교사의 회신이 없자 다음날 곧바로 호원초 교무실로 찾아간 A씨는 이 자리에서 교사의 사망 사실을 들었고, 당일 교무실에 있던 한 동료교사는 "굉장히 난폭하셨다. '갑작스럽게 작고하셨다'라고 말씀 드려도 안 믿으셨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셨다"라고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급기야 A씨는 고인의 사망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 사건이 재조명되자 2023년 8월 13일 MBC '뉴스데스크' 측은 A씨와의 전화 인터뷰(영상 2분 46초~)를 시도했고, "어머니 그날 장례식장에 가셨죠?"라는 기자의 물음에 A씨는 "모르겠다"라고 답했습니다.

특히 이날 방송에는 "전화하지 마라. MBC 차주혁 기자님을 제가 그러면 역으로 조사를 해야겠다"라는 A씨의 분노 섞인 음성이 그대로 송출돼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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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학부모 B씨는 2021년 12월 본인의 자녀와 갈등 관계에 있는 학생들이 자녀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이영승 교사에게 요구, 교사가 학생 인권 문제로 난색을 표하자 수차례에 걸쳐 전화하고 학교에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영승 교사의 사망 이후 한 매체와 연락이 닿은 B씨는 "요즘 엄마들처럼 별거 아닌 일에 쪼르르 학교 가서 '이거 고쳐주세요. 저거 고치세요' 이렇게 떠넘기듯이 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B씨는 "선생님이 원래 하시는 일이 그거지 않나"라고 되려 반문했습니다.

생전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영승 교사는 숨지기 전날까지 민원을 받았습니다.

학부모들의 민원을 홀로 감당해야 했던 이영승 교사는 2021년 12월 8일 오전 1시 55분께 자신의 SNS 채팅방에 "아이들은 평범한데 제가 이 일이랑 안 맞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가 힘들었어요. 죄송해요"라고 적은 뒤 생을 마감, 당시 25세였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고인이 이처럼 악성 민원을 겪어온 사실을 알고도 그의 사망을 단순 '추락사'로 처리한 당시 호원초 교장과 교감 등에 대해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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